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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장호 댓글 0건 조회 429회 작성일 19-07-2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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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건을 걸치면서 계단을 내려왔더니 소파에 앉아서 녀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아버

지가 보였다. 담배를 태우려는지 테이블에 놓인 은제 케이스에서 담배를 한 대 뽑아 입에

물고 재킷 안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찰칵 뚜껑을 열었다. 활활 타오르는 불씨를 담배에

옮기려던 아버지는 이내 계단 끝에 멀찍이 서 있는 나를 발견한 듯, 그것을 도로 테이블에

올려두며 물고 있던 담배를 재떨이에 버렸다.


"나가자."


나는 소파에 앉아 있는 녀석들을 향해 답답한 이 집에서 어서 나가자며 재촉했다.


"류비원, 애비는 아는 척도 안 할거냐."


언제나 낮고 차가운 음성의 아버지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뭐해, 나가자니까."

"여기 앉아."


내 귀로 또렷하게 들려오는 명령조의 다그치는 말에 그제야 시선을 던져주었다.


"걱정 마세요. 아버지 망신당하게 하진 않을 테니까."


나는 도망가지 않을테니 걱정 붙들어 매라는 말을 전하고,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아버지를

등진 채 현관문을 열었다.


"좋은 녀석이다."


등뒤에서 들려오는 낮고 딱딱한 음성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보았다. 멀리 보

일 듯 말 듯한 거실 소파에 앉아서 다시 담배를 입에 무는 아버지를 보니 피식 웃음이 나왔

다.


"네. 아주 좋은 사람이더군요."


입가에 냉소를 머금고 한껏 비꼬듯이 말했다. 담배에 불을 붙이려던 아버지는 잠시 손을

멈추고 나를 쳐다보더니 물고 있던 담배를 재떨이에 던져 버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

고 곧, 쾅 소리가 나게 문 닫는 소리가 넓고 싸늘한 집안에 울려 퍼졌다. 나 역시 부엌에서

나온 유모가 한숨 짓는 것을 보고 희미하게 웃어주며 현관문을 밀고 나왔다.


"술 마시러 갈래?"


소원(疏遠)한 아버지와 나 사이의 이런 일은 이미 익숙해진 서원이가 어느새 뒤따라 나와

내 옆을 걸으며 물었다.


"어."


술을 못 마시는 나이지만 흔쾌히 승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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